절망은 왜 하는 것인가. 바로 희망을 위해서다. 희망이 없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 절망이 아니다.
버스정류장.
이 영화는 이와이 슈운지 작품처럼 뛰어난 감수성도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
하지만 이 영화. 기대 이상이었다. 인물 설정에 있어서는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아서 내가 쓴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특히 재섭(김태우)의 배역은 내 생각과 비슷한 부분이 너무나 많았다.
어떻게 보면 폐쇄적이고 염세적이지만 가식과 형식에 대한 까발림은 너무나 맘에 들었다.
어른이 되기 싫다는 것, 어른의 생각으로 살아가기 싫다는 것,
특히 성숙한(?) 여자를 사랑할 수 없다는 것 (자기 아이를 가졌던 동기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잘난 놈 하고 결혼한다고 결혼식에 오라고 하는 꼴을 보면서)등등.
물론 나는 이 영화만큼 심각하지는 않다. (유머도 많고^^;;)
이 영화에서 소희(김민정) 같은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순수하지 않아도 좋다. 느낌이 통할 수 있고, 대화가 통할 수 있는.
누군가 너무나 그리울 때 그렇게 아무말없이 버스정류장에 나와있어 줄 여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기대도 안 하고 봤는데 기대 이상인 영화였다.
덧붙여 영화음악도 다시 한번 들어보고 싶은 영화였다.(2003.1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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