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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8/24 22:17
에드워드 호퍼, 담고 싶은 빛 닮고 싶은 따뜻함.

Room by the sea(1951)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1967) 사실주의 작품을 많이 남긴 미국의 화가. 사진에 관심이 많은 나는, '빛'에 관심이 많다. 똑같은 사물도, 장면도 빛에 따라서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내가 정말 담고 싶은 빛을 표현하고 있는 작가가 에드워드 호퍼다. 그야말로 일상적이고 단순한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 가슴 깊은 곳까지 따뜻함을 주는 작가는 그가 처음인 것 같다.

또한 그의 정서적인 고통(?)도 나의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자신의 첫 전시회에서 작품이 하나도 팔리지 않자 그는 "아마도 나는 인간성이 모자라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저 집 벽 위로 쏟아지는 햇빛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람들은 내가 죽은지 10일도 되지 않아 나를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라고도 했다.

실제로 그의 작품 가운데서는 고독하고 쓸쓸해 보이는 작품들이 많다. 반면에 그가 여행을 다니며 그린 그림 가운데는 가슴이 다 환해지는 따뜻한 빛을 담아낸 그림도 많다. '예술가'들은 세상의 고독과 어려움을 스스로 필터링하여 사람들을 움직인다.

피카소나 앤디워홀처럼 살아서 큰 부와 명예를 누린 작가가 있는가 하면, 고흐나 에드워드 호퍼처럼 삶이 퍽퍽했던 작가도 많다. 나는 어려움이 많았던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밝음'을 본다. 아무리 자신의 처지와 현실이 어두웠어도 그들의 가슴 가운데는 그와 견줄만한 '밝음'이 있지 않았나 추측해 본다. 내가 살고 싶은 세상도 그랬으면 좋겠다.